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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처음 3주간은 퇴근길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무실에서의 과도한 긴장과 출퇴근길의 인구 포화가 그 원인일 테지. 다행히 이후에는 적응이 된 덕분인지 답답한 느낌이 많이 줄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나는 여전히 지나치게 긴장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클 것이다. 수습직이라는 위치는 마치 파리 목숨과도 같아서, 내 머릿속의 불안한 생각하기 스위치를 수시로 올려버리곤 한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실수하지는 않았나(실수했음;;)?', '내가 맡은 일에 대한 퍼포먼스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등등.. 주니어라면 자연스럽게 겪는 감정일 수도 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일 테지만, 나는 그것을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다. 그 이유는 탈락하는 모발의 수가 대폭적으로 증가했기 때문...
나만의 공간 찾기
사무실이 칸막이 같은 것이 되어 있지 않고 탁 트인 공간이다 보니, 미어캣처럼 쉴 새 없이 사주경계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365일을 땅굴에 틀어박혀 있던 생쥐가 광활한 초원으로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불안감 같은 것이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에는 신입이니까 눈에 보이는 곳에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을 고수하려 했다. 하지만 대부분 메신저로 소통하기도 하고 선임분과의 면담을 통해 chill 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듣고 사무실 내에서 새로운 동선을 짜보기로 했다.
사무실 2층에는 카페에 있는 것 같은 큰 직사각형 테이블도 있고 누워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리고 1인 독서실 같은 공간도 있는데, 나는 이곳을 내 거점으로 삼았다. 의자가 낮아서 조금 불편함 감은 있지만 외부 소리가 많이 차단되기도 하고 생각보다 아늑해서 긴장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진짜 1인 독서실 같기도 해서 약간의 추억과 낭만도 가미되는 것 같다. 이것으로 스트레스 수치가 16% 정도 줄어들었다. 아마도
명상하기
명상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번씩 머릿속에서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 들면 머리가 조금 시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불 끄고 자기 전에 20분 정도 명상하고 자려고 계획은 잡아놓고 있는데, 문제는 누워서 눈감으면 그대로 기절해 버려서 명상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이제는 아침에 출근 전에 비는 시간을 좀 활용해서 그때 명상을 해 볼 생각이다. 일과 중에도 조금 여유가 생기면 5~10분 정도는 괜찮을지도?
카르페 디엠
어제 생애 최초로 '죽은 시인의 사회'를 봤다. 수많은 영감이 뇌리를 흔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것은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일지라도 시도를 해봐야 한다'는 Mr. 키팅의 한마디였다. 한순간의 호기로 친구들과 비밀 모임을 만들거나, 애인이 있는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이건 좀;;)하거나,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꿈을 위해 오디션에 지원하는 등 누군가는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런 것들을 순간의 결정으로 행동으로 옮긴 이들은 삶에서 낭만과 사랑을 쟁취하게 된다. 이런 긍정적인 충동적인 행동들이 내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절당하는 것이 두렵고, 남들이 나를 바보처럼 생각할까 봐 두렵고, 타인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런 바보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 물론 그 기저에는 잘하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그런 두려움도 생기는 것일 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들어진 시 한 구절로 안부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그런 낭만 있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내가 하는 일과 주변 환경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즐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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