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 현장에 젊은 세대가 사랑하는 K팝이 분위기를 띄우는 시위 노래로 울려 퍼집니다.
그 중심엔 지난 2007년에 발표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있는데요.
절묘한 가사와 노래 자체의 흥겨움에 힘입어 '2024년판 신 민중가요'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에스파의 'Whiplash',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BTS의 '불타오르네'와 블랙핑크 로제의 히트곡 '아파트'(APT.) 등도 이른바 '집회 플리(플레이리스트)'로 뜨고 있는데 이를 처음 접한 5060이 '열공'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중년 남성은 "내가 386(80년대 학번·60년대 생)인데 집사람이 옛날에 BTS(방탄소년단) 팬이어서 (노래를)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탄핵 집회에서 따라 부르려고 들어와 배우는 60대 엄마, 너무 예쁘고 든든한 우리 젊은이들, 고마워요", "13년 전 노래를 50대 중반이 된 아저씨가 집회를 통해 알게 됐네요. 지금이라도 알게 돼 기쁩니다" 등의 댓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시위 현장에는 '아침 이슬', '그날이 오면' 등 민중가요가 생소한 청년들을 위한 '플리'도 만들어졌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생각보다 즐겁게,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한 중년 시위 참가자는 "2030 세대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팝 특유의 신나는 비트와 시위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가사, 여기에 시위 필수품이 된 응원봉까지.
비상계엄 사태 속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K팝이 촛불 집회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청년과 중장년을 연결하는 새로운 집회 문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작: 진혜숙·변혜정
영상: 연합뉴스TV·로이터·AFP·유튜브 SMTOWN·BIGBANG·HYBE LABELS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12/13 17: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