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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Aug 01. 2022

프로젝트의 방해꾼, 조급함

조급함은 프로젝트에 방해가 된다


사람이 기계나 인공지능과 다른 점은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기계나 인공지능은 대체로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 내지만, 사람은 마음에 따라 일의 효율이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 그래서, 예로 부터 좋은 성과를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는데, 그렇게 다스려야 하는 마음 중 하나가 바로 '조급함'이다.

일상에서 조급함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많이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조급함으로 인해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의 조급함은 프로젝트를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조급함이 프로젝트에 미치는 몇 가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리더와 구성원이 조급함을 멀리하고, 좀 더 온전하게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조급함은 몰입을 방해한다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일단 서비스를 중지하고, 고객들에게 점검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린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는 열심히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고 있다. 점검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지기 때문에 프로젝트 리더는 마음이 급해진다. 그래서, 프로그래머에게 원인을 찾았는지 묻는다. 프로그래머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10분이 지난 후, 리더가 다시 프로그래머에게 원인을 묻는다. 프로그래머는 아직이라고 말한다. 다시 10분이 지난 후, 리더가 또 프로그래머에게 묻는다.

일의 능률이 오르기 위해서는 몰입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든, 몰입을 하고 있을 때와 하지 못했을 때의 능률은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런데, 조급함은 바로 이 몰입을 방해한다. 눈앞의 과업에 집중해서 능률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조급함은 자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든다. 그래서,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게 만들어 버린다. 다른 사람의 조급함뿐만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조급함도 스스로의 능률을 방해한다. 조급함을 느끼는 프로그래머도 문제 해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시계를 보거나 물을 마시는 등 다른 곳에 시간을 뺏기게 될 수 있다. 조급할수록 정신이 산만해지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조급함은 잘못된 선택을 이끌어낸다


아주 오래전에,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던 게임이 있었다. 그 게임을 만들고 있던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회사였고, 그 게임회사에서 내놓은 게임들은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회사에 어떤 사정이 있던 것인지, 신작을 충분히 완성하지 못한 채 시장에 내놓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가 터졌다. 게임에 심각한 버그들이 있었는데, 심지어는 실행이 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었다. 몇만 원을 주고 산 게임이 실행조차 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큰 기대를 받던 게임은 회사를 암울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게임이 되었고, 그 사례는 대한민국 게임 역사의 가장 어두운 사건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조급함은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든다.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보다는 빨리 해결되는 것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절하지 않은 인원을 프로젝트에 투입하게 되기도 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출시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런 선택이 결과를 보기까지의 시간은 단축시키더라도, 성공의 가능성은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애써 투입한 비용들도 낭비로 만들어버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직장을 구할 때, 투자를 할 때 등 개개인의 삶 속에서도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인내와 여유를 갖지 못해 결과를 그르치는 경우를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게 된다. 그것이 작은 일이라면 좋은 경험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때로는 회복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중요한 일일수록, 중요한 프로젝트일수록,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는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급함은 새로운 도전을 막는다


게임을 만드는 팀이 하나 있다. 이미 하나의 게임을 만들어서 출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서비스는 종료됐다. 그래서 팀은 다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여러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었고, 성공할 것 같은 기대감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유명한 게임과 비슷한 기획이 채택되었다. 팀은 성과를 낼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검증되지 않은 길을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많은 게임 개발 조직이 성과에 쫓긴다.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젝트 리더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도전은 실패할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데, 성과에 쫓기는 상황은 그런 여유를 차단해버린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성과에 쫓기는 팀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커다란 성취를 이루기보다, 확인된 길을 통해 그럭저럭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조급함은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막는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많은 회사가 새로운 혁신과 창의적인 시도를 권장하면서, 정작 실무팀에게 쫓기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벼랑 끝에 있을 때 혁신과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은 그저 발 디딜 곳만 찾게 되는 법이다.


여유를 갖고 신속하게 움직이자


신속한 것과 조급한 것은 다르다. 신속한 것은 필요한 단계를 정확히 하나하나 밟아나가며 진행할 때 이루어진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필요한 것을 소홀히 하는 것은 신속한 것이 아니라 조급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조급함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눈앞에 길이 있는데 돌아가라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다. 이 말의 핵심은, 시간이 중요한 상황일수록 시간보다 중요한 것이 없는지 살펴보라는 데 있다. 때로는 정말로 서둘러야 할 때도 있고, 시간이 무척 중요한 상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긴 안목을 잃지 말아야 한다. 조직과 프로젝트에는 최종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밟아나가야 하는 길이 있고, 그 길을 지체 없이 밟아나가는 것이 대체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법이다.


1. 조급함은 몰입을 방해한다.

몰입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의 능률에는 차이가 난다.

조급함은 신경을 분산시키고 몰입을 방해하여 작업의 능률을 떨어뜨린다.

2. 조급함은 잘못된 선택을 이끌어낸다.

조급함은 문제의 정확한 해결보다는 빠른 해결에 집중하게 한다.

빠른 해결에 집중하다 보면,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임시방편에 매달리게 된다.

3. 조급함은 새로운 도전을 막는다.

새로운 도전은 실패할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

성과에 쫓기는 팀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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