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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방문자 카운터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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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에 내가 사용하던 방문자 카운터가 갑자기 사라졌다. 처음엔 엑박이 뜨길래 '이러다 다시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몇 주 동안 엑박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동안 쌓은 방문자 카운트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운 마음에 상황을 알리기 위해 이슈를 등록하려고 깃허브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이슈는 등록되어 있었다. 메인테이너는 원인을 찾는 중이라고 댓글을 달았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엑박은 해결되지 않았다.

혹시 몰라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url 카운트라도 좀 알려달라고 따로 이슈를 올렸다.

이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소스 코드때문에 동작하지 않는 거라면 최근 커밋을 롤백했을테고, 백엔드 앞 단에서 라우팅에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해결되었을 문제인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디비를 날려 먹었겠구나...

나는 결국 포기하고 다른 방문자 카운터 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들 나 같은 상황에 빠진 유저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못했던 건지, 카운트 마이그레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내가 만들었다.

사이트 - https://hits.sh

처음에 만들 당시에는 도메인이 .sh라서 터미널 컨셉으로 만들었었는데, 반응이 뜨뜻미지근해서 최근에 Tailwind CSS를 사용해서 리브랜딩했다. 그래도 터미널을 버리면 닉값(?)을 못하는 것 같아서 데스크톱으로 접속했을 때 아래쪽에 터미널이 나오도록 숨겨놨다.

공교롭게도 UI를 한참 리브랜딩하고 있을 때 내가 등록한 깃허브 이슈에 댓글이 달렸다.

초기화된 데이터를 알려줘서 좀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작년에 등록한 이슈인데도 무시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댓글을 달아줘서 감사하다.

이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 부가적으로 만들어야만 했던 라이브러리들이 있는데,

1. Badge Library

https://github.com/silentsoft/badge4j

내 프로젝트의 백엔드는 자바 스프링으로 만들었는데, 마침(?) 자바용 https://shields.io 뱃지를 만들어주는 라이브러리가 없었다. 어쩌겠나. 이 방문자 카운터 프로젝트의 시작 자체가 필요한 게 없으면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한건데. 그래서 한 동안 자바스크립트 버전의 공식 라이브러리를 자바로 컨버전하는데에 시간을 보냈다.

근데 이걸 만들다보니, 또 자바 라이브러리가 없어서 만들어야하는게 있었다.

2. CSS Color Parsing Library

https://github.com/silentsoft/csscolor4j

에이~ 각색도 적당히 하셔야지.. 이게 진짜 자바 라이브러리가 없다구요?

진짜다. 지금도 Named Color, Hexadecimal numbers, rgb, cmyk, hsl 를 변환해주는 라이브러리는 깃허브에 내 레파지토리밖에 없다. (search keyword: language:java css color parser)

3. Simple Icons Library

https://github.com/silentsoft/simpleicons4j

이쯤되면 내가 검색을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됐는데, 검색을 못하는건 아닌가보다. 자바용이 없어서 만들어서 풀 리퀘스트를 열었더니 그게 머지가 되어버린.. 아니 이왜진;

블로그 글을 쓰고나서 깨달은 건데, 글을 쓰다 보면 "나는 어쩌다 방문자 카운터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나" 에 대한 장황한 서사와 이유가 나올 줄 알았는데, "내가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없어서 만들었다." 그 이상 덧붙일 말이 없어서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만든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다면 깃허브 스타 한 번 부탁드린다.

깃허브 - https://github.com/silentsoft/hits